[ 주식 ] “재벌 3세 경영, 적대적 M&A 시대 도래

MBK의 고려아연 적대적 M&A 시도, 한국 기업 지배구조 변화의 신호탄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는 국내 기업 사(史)에 분기점이 될 사건이다. 국내 사모펀드가 10조원 이상 대형 기업에 적대적 M&A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존 재벌체제에 균열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려아연은 3세 경영 체제로 이어지면서 최윤범 회장 측 지분이 15%대로 낮아져 MBK의 공격 목표가 되었다.

MBK는 영풍과 손잡고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려 했지만, 기존 재벌체제 유지론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정치권, 고려아연 임직원, 울산 시민들의 반대 운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최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대규모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금융감독원의 부정거래 조사 대상이 되었다.

이 사건은 한국 기업 지배구조의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일 등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가문 경영에서 펀드 및 자산운용사가 선임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것처럼, 한국에서도 상속세 부담 증가로 재벌 가문의 지배력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상속세 개편이 필수적이다. 현재 50%에 달하는 상속세율은 재벌 가문의 주주환원 의지를 꺾고 주가 하락을 유도한다. 상속세율을 25%로 낮추고 배당소득세를 분리과세하면 재벌 가문은 배당을 늘려 주주환원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된다. 이는 투자자 유입으로 이어져 주가 상승과 기업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불어 투자자 외면을 받는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상장폐지 정책도 필요하다. 일본은 유통물량이 부족한 기업에 대해 프라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도 좀비기업 퇴출을 통해 증시 밸류업을 이루어야 한다.

결국 한국 증시 및 기업 밸류업의 종착지는 자산운용사의 역량 증진이다. 자산운용사는 단순한 ‘한탕 장사’가 아닌, 될성부른 기업에 투자하고 민간 투자를 유치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자산운용 업계의 운용능력을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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