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 ] “기업들, 미래 불투명… ‘빚 갚기에만 혈안’

기업들, 미래 불확실성에 ‘허리띠 졸라매기’… 투자보다 빚 갚기에 집중

국내 기업들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하여 투자보다는 기존 부채 상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상장사들은 약 41조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이 중 31조원을 기존 부채 상환에 사용했다. 지난해에도 회사채 발행의 70%가 빚 갚는 데 사용되었으며, 올해는 그 비중이 더욱 늘어났다.

특히 차환용 회사채 발행 비중은 3년 전 53%에서 75%까지 증가한 반면, 시설투자용 회사채 발행 비중은 18%에서 7%로 감소했다.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한 회사채 비중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상장사들은 시설투자 목적으로 약 7조 7천억원을 조달했지만, 실제 사용된 금액은 3조 4천억원에 불과했다. 시설투자용으로 조달한 자금의 절반 이상이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채 순발행 규모 역시 급감했다. 올해 3분기까지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7365억원에 그쳤는데, 지난해 같은 시기 5조 3084억원 순발행했던 것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기업들이 낮은 금리를 이용해 기존 고금리 부채를 상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초저금리 시기에 발행한 회사채를 차환할 경우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투자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0년 이후 해외 투자를 위한 달러표시 한국기업 채권(KP물) 순발행은 4년 연속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는 188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과학법 등을 통해 외국 기업의 직접투자를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약 45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며,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 38억 7천만 달러를 투입해 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 직접 투자를 늘리면서 현지 통화로 자금을 조달하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외화표시 채권인 KP물이 법인세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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