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 ]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소송서 ‘전량 소각’ 카드 꺼내들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재판 과정에서 자사주 전량 소각 방침을 밝혔다. 영풍·MBK 측이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고려아연은 매입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MBK는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 기간 동안 자사주 취득을 금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최대 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우호적인 기업과의 주식 교환을 통해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MBK는 자본시장법을 근거로 고려아연이 영풍의 특별관계자에 해당하며 자사주 취득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가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기에 특별관계인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재판부는 양측으로부터 추가 자료를 받아 최대한 빠르게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전량 소각 방침은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소각 대상은 앞으로 매입할 자사주로 제한되며, 기존 자사주는 임직원 성과보상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과 대항 공개매수라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법원이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준다면 고려아연은 외부 사모펀드와의 협력과 더불어 법인 자금으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을 더 늘릴 수 있다. 반대로 법원이 영풍·MBK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이 불가능해지고 대항 공개매수만으로 경영권을 지켜야 한다. 최 회장 측은 경영권 수성을 위해 최소 6%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며, 주당 80만원에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할 경우 1조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최 회장 측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우호 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 회장은 일본 도쿄에서 세계 최대 광산 기업인 BHP 일본법인 고위 관계자와 만났으며, 일본 소프트뱅크 측과도 접촉했다. 고려아연 계열사인 켐코와 호주 계열사인 아크에너지도 글로벌 우호 세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또한 미국계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 KKR 등과도 자금 마련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종료일인 다음 달 4일 이전에 대항 공개매수를 시작하려면 늦어도 다음 달 2일까지 자금 예치와 공개매수 신고서 제출을 마쳐야 한다고 예상한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K-herald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