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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하며 ‘불통’ 이미지를 강화했다. 2013년 이후 11년 만에 현직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이다. 지난해에는 야당 지도부와 별도로 만남을 가졌지만, 올해는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공세와 탄핵, 하야 요구에 직면하며 불참을 결정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을 비난하며 ‘하고 싶은 일만 골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의견이 엇갈렸지만,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탄핵 요구를 이유로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
시정연설 불참은 윤 대통령의 ‘소통 부족’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는 악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소통 부족’이 꼽히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윤 대통령의 불참을 “책임 회피”로 해석하며 “듣기 싫은 이야기는 듣지 않겠다는 의사”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명태균씨와의 통화 녹취록 공개 이후에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아 비난을 받고 있다. 녹취록 내용이 “중요하지 않았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은 야당의 공세를 막거나 민심을 돌리는 데 역부족이다.
윤 대통령은 11월 말께 기자회견, 국민과의 대화 등을 통해 국민과 소통할 예정이지만, 늑장 대응은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늑장 대응에 대해 지지자들의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