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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총선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0대 대선 국민의힘 후보 경선 당시 ‘미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 명씨가 ‘실소유’ 의혹을 받는 미래한국연구소는 2021년 5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대선 관련 미공표 여론조사 23건을 실시했으며, 이 중 9건은 2022년 2월 28일부터 3월 8일까지 진행된 ‘면밀 조사’였다.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와 원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실제 조사된 응답 샘플 수와 결과 보고서에 나타난 응답자 수가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었다. 특히 2021년 9월 29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컷오프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실제 응답 샘플은 516개였지만, 최종 보고서에는 2038개로 기재되어 1522개의 가짜 샘플이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명씨는 2021년 10월 20일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강혜경씨와의 통화에서 “응답자 로(raw, 원본) 데이터를 줄 수 있냐. 안심번호 나온 거 있잖아”라고 요구하며 여론조사 원본 데이터에 직접 손을 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래한국연구소는 국민의힘 최종 경선 기간인 2021년 10월 19일부터 20일까지 유출된 국민의힘 책임당원 안심번호를 대상으로 미공표 여론조사를 진행했으며, 이 안심번호는 당원들의 후보 지지성향과 연령, 성별, 거주지역까지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었다.
더욱이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맡았던 신용한 교수는 최근 “대선 당일에도 캠프 핵심 참모진들에게 명태균 보고서가 공유됐고, 이를 토대로 전략회의도 했다”고 증언했다. 신 교수가 언급한 여론조사 보고서는 2022년 3월 9일 대선 당일에 캠프에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면밀 조사 보고서에 해당한다. 만약 이 조사에서도 조작 증거가 확인된다면 윤석열 캠프는 윤 후보에게 유리하게 꾸며진 여론조사를 보고받고 대선 선거운동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또한 윤 대통령은 따로 여론조사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명씨는 “여론조사 내용이 유출된 것 같다”며 ‘윤석열 캠프 보고’ 의혹을 부인했으며,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해당 보고서가 자신을 통해 전달됐다는 의혹에 대해 신 교수와 뉴스타파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민주당은 이러한 의혹을 오는 1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집중 질의할 방침이며, 신 교수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