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 “주거 취약계층, ‘집은 인권’ 외치며 거리 행진… 쪽방 주민 100명 생사람처럼 떠나

3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에서 ‘2024년 주거권 행진’이 열렸다. 주거 취약계층 시민 100여명이 참여하여 정부의 적극적인 주거 정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집은 인권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집다운 집을’ 등의 문구가 적힌 풍선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며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 청소년, 장애인 등 주거권이 온전히 인정받지 못한 이들은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청소년 거나는 부모 학대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지만, 부동산 중개인과 임대인은 부모 동의 없이는 계약을 할 수 없다고 했다며 청소년의 자립을 위한 주거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경인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공동대표는 시설 퇴소 후 안정된 집과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퇴소 후 생활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쪽방 주민들의 어려움도 언급되었다. 차재설 동자동 사랑방 교육이사는 정부가 2021년 2월 쪽방 주민 재정착을 위한 ‘선이주 선순환식’ 개발을 약속했지만, 3년이 지나도록 사업은 진행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공공주택 사업을 기다리던 쪽방 주민 100명 이상이 생을 마감했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전했다.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도 지적되었다. 우다야라이 이주노동조합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이 가건물과 비닐하우스에 살면서 침수, 화재, 추위에 노출되어 생명을 위협받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임시·불법 가건물을 숙소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한국에서 지난 5년간 집부자 30명이 주택 8000채를 구입하는 동안 쪽방, 고시원 등에 사는 주거빈곤층은 180만명에 달하고, 공공임대주택 재고율은 5%에 불과하다며 이윤만을 위한 개발과 퇴거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세계 주거의 날인 7일에는 동자동 새꿈공원에서 ‘이사 가는 날’ 문화제가 열린다. 이는 동자동 공공임대주택 사업 추진을 기다리는 쪽방 주민들이 이삿날을 상상하며 집들이를 하는 내용으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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