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수도권에서 경매로 나온 전셋집을 세입자가 직접 낙찰받은 건수가 878건으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세 사기 피해 확산으로 보증금을 잃을 위기에 처한 세입자들이 ‘셀프 낙찰’을 통해 최소한의 손실을 줄이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2021년 223건이던 셀프 낙찰 건수는 전세 사기 문제 심화와 함께 급증세를 보였다. 서울에서만 509건의 셀프 낙찰이 발생해 수도권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전세 사기 물건은 응찰자가 적어 유찰이 반복되고 경매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낙찰자가 세입자 보증금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세입자들은 집을 헐값에라도 낙찰받아 보증금을 최대한 회수하려는 것이다. 낙찰가율도 2020~2021년 87%대에서 2024년 78%로 하락하는 추세다.
전세 사기 특별법 시행 이후 피해자는 2만 5천 명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전세 사기 문제 지속과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인해 셀프 낙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빌라 가격 회복 가능성도 낮아 세입자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셀프 낙찰은 세입자들이 처한 절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