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웅 앵커의 [ 하루 상식 ] “백일해”

“ 에이럭스의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상장 첫날 보유하고 있던 에이럭스 주식 33만9500주를 대량 매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에이럭스 전체 지분의 2.56%에 해당하며, 공모가 1만6000원에 청약한 투자자들은 상장 직후 38.25% 손해를 봤지만 한국투자증권은 300% 넘는 차익을 남겼다. 한국투자증권은 에이럭스가 비상장기업일 때부터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상장 첫날 매도한 주식은 1개월 자발적 의무보유로 묶인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이다. 현행법상 IPO 전 단계에서 취득한 기업 주식을 주관사가 상장 직후 매도하는 것은 위법하지 않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상장 주관사로서 도의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관사가 지분 처분을 계획하고 있었다면 공모가를 높게 산정할 유인이 있으며,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경쟁률 973.1대 1의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발행사와 협의한 뒤 희망 범위 상단을 초과한 1만6000원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 또한, 2% 넘는 지분을 한꺼번에 매도할 경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함에도 차익 실현을 우선시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비판이 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에도 상장 주관 과정에서 떠안은 실권주 100억원어치를 상장 3일 만에 매도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주관사가 일정 기간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갖고 있어야 하는 의무라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에이럭스 주식 매도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